[전문가 칼럼] 문화 유전자로 시작하는 리더십

늘 강의만 하다가 모처럼 강의를 들었다. 해외로 나가는 청년들에 대한 멘토링을 위해 새롭게 구성한 멘토들의 워크숍 강의다.
4-5명의 20대 후반 멘티들을 지도하는 멘토들의 나이는 4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이며 40여명으로 구성되었다. 대상이 되는 20대 후반 청년들의 특성과 생각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해서 기획을 하고 강사를 모셨다. 강의 내용 중에 그 또래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수준 테스트가 있었다. 모두가 흥미 있어 하고 재미있어 했으나 정작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이런 유형에 필자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문제는 거의 ‘0’점 수준으로 끝났다. 10문제만 찾아 올려본다.
[텅장, 페이스펙, 지여인, 세젤예, 케바케, 버카충, 퇴준생, 롬곡옾눞, LGBT, 좋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무슨 듯인지 한 번 헤아려 보기 바란다.

알듯 모를 듯한 이런 신조어에 대해 말하면 ‘그냥 어린 애들’의 놀이감으로 치부하고 무시해 버린다. 무시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리더십, 업무 성과, 회사 내 소통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듯하다.
‘출발점’이라고 하는 이유는 나의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마음을 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 의도를 가르치고, 주입하고, 심지어는 꾸짖는 것으로는 늘 한계에 부딪힌다. 심지어는 ‘꼰대’라는 단어로 심정적인 제낌을 당하기도. 앞에서는 듣고 따라오는 척 하지만….

그냥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복장을 하고, 같은 놀이를 즐기는 자세가 그들의 마음을 여는 데 가장 주효한 출발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같은 용어, 그것도 타 계층은 알아듣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말을 내가 사용하는 순간 묘하게도 쉽게 마음을 열어간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1971년)’라는 책에서 ‘문화적 유전자, 밈(Meme, 그리스어)’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좀 더 넓게는 음식, 술, 노래, 사투리, 몸동작 등으로 그 집단만이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쉽게 흉내내지 못하고 문화적 활동일 수록 그 위력은 더 커진다고 한다. 수렵·채집 시대의 원시적 본능에 의한 종족의 표시이자 안정성을 찾아내는 ‘메타인지적(Meta Cognition) 상황’이라는 것이다.
많은 리더십 이론을 공부하고 적용하려고 해도 잘 되질 않을 때가 많다. 볼 것 많고, 놀 거리 많고, 할 것 많은 요즘 세상에 이론적으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나의 지시나 가르침에는 쉽게 고개를 돌려버린다. 먼저 그들이 마음을 열게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것의 가장 첩경이 그들의 문화적 유전자를 찾아가는 것이다.
시대에 유행하는 ‘통신, 메신저 용어’는 매달 10여개 정도는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주 쓰면 더 좋다. 여력이 있다면 요즘 노래 한 곡도 준비해 다니면 좋다.
해 보면 은근히 재미도 있고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고 긴 단어도 짧게 쓰면 시간이 절약된다. 다른 집단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보다 보면 묘한 쾌감도 나에게 생긴다.

위에 올려둔 용어 10가지에 대한 답은 힘들겠지만 직접 찾아보기 바란다.
부하만이 아니라 집에 있는 20대 자녀들과도 해 보자. 커플 룩을 입고, 커플 모자를 쓰고, 같은 오디션 노래도 들어보고 흥얼거려보자. 남다르게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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