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칼럼] 교육담당자의 딜레마

최근 결과중심 HRD의 패러다임이 강조되면서 교육 담당자의 역할도 조직의 성과향상을 위한 성과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교육담당자들의 고민과 성장 방향을 ‘(주)한국포럼 컨설팅센터 센터장 안정훈 박사’의 칼럼을 통해 살펴보도록 합니다.

글. 한국포럼 컨설팅센터장 안정훈

“교육담당자로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하면 전문적인 교육담당자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기업의 HRD 부서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 담당자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업교육 담당자의 전통적인 역할은 조직 구성원의 효과적인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관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들어 결과중심 HRD의 패러다임이 강조되면서 교육 담당자의 역할도 조직의 성과향상을 위한 성과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필자가 만나 본 두 명의 교육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S통신기업의 김진석 대리는 HRD부서에서의 경력이 올해로 3년 차이다. 그 동안 HRD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전문적인 교육담당자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하여 틈틈이 관련 도서도 읽고, 외부에서 진행되는 역량 강화 교육에도 많이 참여하였다. 하지만 김진석 대리의 가장 큰 고민은 현재 HRD부서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교육과정의 운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김진석 대리는 교육과정이 조직의 성과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잘 짜여진 계획 아래 체계적인 요구분석이 진행되어야 하고, 요구분석의 결과가 교육과정의 기획 및 실행단계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교육과정의 실행 후에 효과적인 학습의 전이를 위한 현업적용 활동의 실행과 함께, 교육의 효과도 만족도 평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성과지표의 변화에 대한 평가, 또는 ROI 평가까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결과중심 HRD의 패러다임에 맞추어서 김진석 대리는 교육과정의 요구분석, 설계, 개발, 운영, 사후관리 및 평가의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기 위하여 열정적인 직무 수행과 함께 개인적인 학습도 꾸준하게 병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김진석 대리가 속해 있는 HRD부서에서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자원을 교육과정의 운영에만 투입하고 있으며, 요구분석이나 현업적용 활동, 또는 교육효과 평가처럼 결과중심 HRD의 패러다임에서 강조되고 있는 활동들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김진석 대리의 직무도 교육과정의 운영에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A제조업체의 이기동 과장은 HRD부서에서의 경력이 올해로 5년 차이다. 입사 이래 지난 5년간 HRD부서에서만 잔뼈가 굵은 이기동 과장은 나름 HRD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이 큰 편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 HRD부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관심과 요구 수준이 매우 높기에 최고 경영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선진적인 교육방법 및 교육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과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직무는 교육과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사전에 진행되어야 하는 요구분석 활동과 교육 후 학습자들의 학습전이를 촉진시켜 주기 위한 현업적용 활동의 개발 및 운영, 그리고 교육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평가활동이다. 이 과장이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부심이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본인이 수행하고 있는 이러한 활동들이 결과중심 HRD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전사적인 전략 과정으로 운영되었던 팀장급 이상의 리더십 교육에 대한 요구분석, 현업적용활동, 그리고 ROI평가를 본인이 직접 주도하여 진행하였으며, 높은 ROI평가결과가 산출되어서 최고 경영자로부터의 큰 칭찬과 함께 올해 교육예산의 추가확보에도 성공하였던 경험이 있기에 내부적으로는 물론 외부에서도 이기동 과장을 앞서가는 HRD 전문가로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기동 과장은 기획업무만 주로 하다 보니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학습자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 상황이다.

위의 두 가지 사례에서 우리가 주목할 시사점이 있다면, 김진석 대리와 이기동 과장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HRD부서의 활동에 있어서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결코 어느 한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HRD 부서의 궁극적인 목적인 “조직의 성과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교육활동의 수행”을 위해서는 교육기획자 및 성과 컨설턴트로서의 교육담당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기획을 통해서 개발된 HRD 솔루션을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전달하여 효과적인 학습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운영자의 역할 역시 교육의 성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진석 대리와 이기동 대리는 모두 자신의 역할과 직무 안에서 조직의 성과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우리의 HRD 부서가 김진석 대리의 역할을 수행하는 담당자들로만 채워져 있거나, 혹은 이기동 과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담당자에 대해서만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대우를 해주고 있지는 않은 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상적인 HRD부서는 김진석 대리와 이기동 과장이 모두 기업의 성과향상을 위하여, 즉 결과중심 HRD 패러다임의 정착을 위하여, 자신의 직무에 대해 큰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김진석 대리의 고민을 듣고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김 대리님, 기업교육의 꽃은 누가 뭐래도 교육운영입니다. 하지만, 교육운영이 아무런 전략이나 철학 없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깍두기 썰기”식이 되어서는 안되며, 조직의 전략수행을 지원하고 조직 구성원의 역량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과 계획아래 수행이 된다면, 김 대리님도 훌륭한 교육기획자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교육기획만 하는 사람들보다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는 현장중심형 교육기획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대리는 이 야기기를 듣고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기동 과장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 과장님, 결과중심 HRD의 꽃은 교육과정의 내용과 조직의 성과와의 Alignment에 있으며, 이 과장님은 바로 그 Alignment를 만들어 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실행을 하기 위하여 존재하듯이 과장님이 기획한 교육과정들이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실행이 되고 운영이 되는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면 학습자들의 더욱 생생한 교육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현장중심형 교육기획자가 될 것입니다.”

이기동 과장은 앞으로 자신이 기획한 교육과정들이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제 교육담당자로서 각자 우리의 역할을 점검해 보자. 나는 김진석 대리인가? 아니면 이기동 과장인가? 아니면 두 담당자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현장중심형 교육담당자인가? 결과중심 HRD의 패러다임 속에서 전문적인 교육담당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획자로서, 그리고 전문적인 운영자로서의 역할과 역량을 모두 필요로 한다. 이제는 교육담당자가 깍두기를 써는 사람이 아닌 교육 현장을 누비면서 맛깔나는 레시피를 준비하는 전문적인 요리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PDF로 다운받기>

Leave a Comment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